프롤로그
언제부터인가 동해를 찾으면 '회'를 꼭 먹고가야한다는 공식은 이미 깨져버린지 오래이다. 성시경의 '먹을텐데'에 소개된 이후 예약이 어렵다는 '전원식당'에 예약을 하고싶다는 절실함이 컸던 탓일까? 눈을 떠보니 새벽 5시가 조금 넘었다. 잠에서 덜깬채로 내비게이션으로 '전원식당'을 찍어본다. 다행히 새벽인 탓에 전원식당까지 '10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정신을 차리고, 대충 옷을 입고 나섰다. 차에 올랐지만 정신이 몽롱했다. 아침 바람을 맞기위해 전원식당을 향하던중에 숙소 옆 청초호를 끼고 달리다보니 항구에 정박되어있는 어선이 곧 바다로 나아갈 채비를 하고있다. 배가 참 멋스럽다. 잠깐 내려 담아보았다.
다시 가던길을 부지런히 가기로한다. 부지런히 달려 도착한 전원식당. 어두운 새벽 일찍부터 손님 맞을 준비를 할머니 혼자서 하고 계신다. '성시경 먹을텐데'에서 봤었던 김치를 옮기시느라 다소 분주해보였다. 부지런히 움직인 탓에 1등으로 도착했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또다른 손님도 내 옆에 놓인 식당 앞 작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가게 앞에 놓여진 안내판에 '번호표 배부 7시부터'라는 문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할머니께서 나오셔서 왜이렇게 일찍 왔냐며 노트 한권에 몇시에 올건지 묻는다. 웨이팅을 받아주시려나보다싶었는데 역시였다. 나는 여유롭게 '영랑호 스타벅스'를 다녀와서 아침 식사를하면 좋을거 같아 '9시50분'으로 예약을 했다. 1등으로 왔는데 숫자 '8'을 받았다. 테이블 번호인가? 뭔지 사실 감은 잘 안오지만 예약을 했다는 것에 한결 마음이 놓였다.
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청초호가 제법 아름답다. 달리던 차에서 내려 차를 한 컷 담아주기로 했다. 속초 바다와 제법 잘 어울린다. 출항을 준비중이었던 배는 아직도 준비중이었다. 생각보다 바다로 나가는데 챙겨야할게 많은 탓일까? 한참 바닷바람을 맞으며, 하루를 부지런히 시작했다는 성취감에 기분이 괜시리 좋다.
오전에 얼리 체크아웃을하고, '영랑호 리조트'에서 커피를 마시며 속초 전경을 즐겼다. 사실 그렇게 엄청 좋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영랑호 스타벅스'는 나에겐 그냥 그랬다. 어디를가도 무난한 커피 맛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수 있다는게 스타벅스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싶다.
9시 10분이 조금 넘어 서둘러 스타벅스를 나왔다. 그리고 '전원식당'을 찾았다. 영랑호 리조트랑 그렇게 멀지 않아 15분 내외로 식당 앞에 조금 일찍도착하자 예약한 사람들이 가득하다. 웨이팅을 걸지 못한 손님들은 9시 20분 기준 오후 1시 이후 시간대를 배정 받는 분위기였다. 9시 50분 정말 시간 맞추어 입장을 했다.
들어가면 바로 마주하는 주방. 이미 주방에서는 한솥에 두루치기를 조리중이시다.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바로 접시에 담아 내어주신다. 그리고 몇몇 반찬과 된장찌개가 놓여진다. 그리고 식당 한켠에는 '이천쌀'이 몇포대 쌓여져 있었다. 좋은쌀로 밥을 짓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성시경 '먹을텐데'의 리뷰처럼 크리미한 맛이 제법 훌륭하다. 테이블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들려온다. 나 역시 한입에 너무 맛있어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첫술에 공깃밥 하나로는 안될거 같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이 식당 밑반찬 중에 나오는 '오뎅무침' 이게 정말 말도 안되게 맛있다. 꼬들꼬들한 오뎅어 단짠단짠 자극적인 양념이 이미 밥 한공기를 동내겠금 만들었다. 어느새 두공기 째다. 그냥 말이안된다. 어느새 밥 두공기와 두루치기는 사라지고 없다.
에필로그
기분좋게 식사를 마치고 나왔다. 기분 좋은 한끼였지만 맛있었던 탓에 점심은 생략해도 되는 수준이었다. 어쩌면 한끼 비용으로 두끼를 해결했으니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까 싶다. 한참을 달려 서울로 올라왔다. 이번 리뷰를 통해서 속초 여행을 고려중인 사람들이라면 '전원식당'을 꼭 모두가 경험해보았으면 좋겠다.